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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콜롬비아에 대한 아쉬움과 2021년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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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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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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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BB에서 소개한 콜롬비아 커피는 총 7개였습니다. 우리가 출시한 커피가 총 35개였는데, 콜롬비아는 에티오피아(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한 커피산지였죠. 어떤 커피가 있었는지 리스트를 한번 볼까요?

출시월별 BB 콜롬비아 커피

(2월) 라스 마가리타스 파카마라 Las Margaritas Pacamara
(3월) 비오타 팔마레스 Viota Palmares
(6월) 닐슨 로페스 Nilson Lopez
(8월) 몬테블랑코 게이샤 Monteblanco Geisha
(11월) 하이로 아르실라 EF1 내추럴 Jairo Arcila EF1 Natural
(11월) 미카바 산투아리오 게이샤 Mikava Santuario Geisha
(11월) 미카바 산투아리오 티에라 Mikava Santuario Tierra
이중에서 오늘 제가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싶은 커피는 아래 두 개입니다.
(8월) 몬테블랑코 게이샤 Monteblanco Geisha
(11월) 미카바 산투아리오 티에라 Mikava Santuario Tierra
이 두 커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둘 다 농장 이름이 M으로 시작한다는 것일까요? 그것도 맞긴 하지만, 제가 보기에 2020년 우리를 애먹게 한 커피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솔직히 말해 '이런 커피를 왜 샀을까'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로스터리팀이 두 커피의 본 물량을 받고 테이스팅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이 기억납니다. 샘플 단계에서 커핑하며 느꼈던 매력이 많이 사라져 있었죠. 로스터들은 어떻게 로스팅으로 커피의 향미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까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프고, 바리스타팀은 어떻게 이 커피들을 추출하고 고객들에게 설명 혹은 설득해야 하나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 당시 저는 답답한 마음이 들어 예전 커핑로그를 뒤져보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도 우리가 왜 저 커피들을 구매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거든요. 아래가 그 기록입니다.

몬테블랑코 게이샤

과일톤의 향이 은은하고, 단맛이 아주 좋으며, 촉감이 깨끗한 커피.
합리적인 가격의 게이샤

미카바 산투아리오 티에라

테이스팅 노트 : 꽃, 올리브, 포도, 카카오, 유칼립투스, 라벤더
독특한 향을 지닌 유니크한 커피
여러분이 위와 같은 커피 샘플을 맛보셨다면 그 커피를 구매하실 건가요? 저라면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커핑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도 그와 같았겠죠. 부푼 기대감을 안고 이 커피들이 로스터리에 도착하길 기다리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아직 말씀 드리지 않은 두 커피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두 커피가 콜롬비아를 떠났어야 하는 시점이 안타깝게도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되어 글로벌 물류 대란이 일어난 시점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두 커피를 항공 운송으로 받아와야 했었죠. 그마저도 중간에 우여곡절이 어찌나 많았는지, 로스터리 소싱팀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두 커피가 로스터리에 도착했고, 그 본 물량을 로스팅해서 맛보게 되었죠. 그때 티에라를 마시던 로스터 케이브의 당황스러움을 옆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샘플 커핑할 당시에 느꼈던 베리 향미가 잘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케이브가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 저는 우리보다 반년 일찍 티에라를 출시한 이탈리아 로스터리 Ditta Artigianale를 떠올렸습니다. 그 로스터리가 티에라에 부여한 테이스팅 노트는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였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부여한 테이스팅 노트와 차이가 큰 것은 물론 로스팅의 차이일 수도 있고, 테이스터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두 품질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운송 과정을 거친 티에라가 예정대로 로스터리에 도착했다면 과연 어땠을까요.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저는 2020년 한 해 콜롬비아라는 오리진에 대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지난 로스터리 커피 리뷰 때 그러한 아쉬움을 여과없이 드러냈었어요. 우리가 앞으로 콜롬비아에 얼마나 기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요. 그때 로스터리 디렉터 소이가 저에게 해준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린 이제 막 코피넷(Cofinet)의 커피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2021년이 그 본격적인 해가 될 거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바로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로스터리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작년의 발견으로 꼽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코피넷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몇몇 로스터리들이 거래하고 있었던 콜롬비아 전문 생두업체이고, 독특한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BB에서 2020년 11월에서 출시한 콜롬비아 하이로 아르실라 EF1 내추럴이 바로 코피넷의 커피였어요.
그리고 우리가 2020년에 구매한 코피넷의 커피들이 2021년 상반기의 '독특한 커피' 포지션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월별 라인업을 들여다볼까요.
(2월) 라 디비사 핑크 버번 CM La Divisa Pink Bourbon CM
(3월) 다닐로 페레스 카투라 무산소 발효 Danilo Perez Caturra Anaerobic
(4월) 디오파노르 루이스 무산소 발효 Diofanor Luiz Anaerobic
(스포일러) 샘플 커핑 당시 테이스팅 노트가 가죽과 오크(oak)였다는 소문이...
위 리스트에는 없지만 지난 주에 막 구매를 결정한 또 하나의 코피넷 커피가 있는데요. 이미 케이브의 커핑로그를 통해 내용을 읽어보셨을 거예요. Ice Fermentation이라는 독특한 프로세스를 거친 핑크 버번입니다. 저는 이번주 월요일에 로스터리 도착하자마자 바로 내려서 다시 한번 마셔보았는데요. 망설임없이 올해 마신 최고의 커피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늘이 고작 1월 13일이긴 합니다만.
왠지 저처럼 2020년 콜롬비아 커피들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의 기대감을 너무 높이고 싶진 않지만, 약간의 기대감은 삶을 재미있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올해 상반기 콜롬비아 커피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작성자 김민수 Derek, R&D Principal "아침에는 플랫화이트를, 낮에는 드립 커피를 마십니다. 저녁에는 못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