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Duplicate
✉️

프로의 커피

뉴스레터
#127.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엄보람님에게 배운 것
컨트리뷰터
김민수 Derek
발행일
2024/06/12
Tags
에세이
행사후기
1 more property
안녕하세요, 데릭입니다.
지난 2년 간 두 명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과 일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한 번은 2022년 11월에 호주의 앤서니 더글라스와, 다른 한 번은 2024년 4월에 브라질의 엄보람 바리스타와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앤서니와의 이야기는 85호 레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과의 하루>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요. 오늘 레터에서는 최근에 엄보람 바리스타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제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월드클래스 바리스타 엄보람님과 일하며 느낀 감흥을 잘 전달해드릴 수 있기를 기원하며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함께 일하는 엄보람님과 바리스타 모네. Ⓒ정아름 Joy
Bb와 엄보람 바리스타의 인연은 4년 전인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당시에 엄보람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인 파젠다 엄(Fazenda Um)에서 커피를 구매한 적이 있거든요. 저희가 구매한 커피에 관한 이런저런 질문들을 답변해주시던 엄보람님이 3년 후에 세계 챔피언이 되실 거라곤 그때는 미처 상상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다 2024년 초, 한국에 파젠다 엄의 생두를 수입 판매 하게 된 생두회사 GSC에서 엄보람 바리스타와의 협업을 제안해오셨습니다. 그전 해 Bb 합정점에서 커피를 주제로 펼쳤던 오프라인 이벤트들을 주의깊게 보시고 감사하게도 제안을 주셨던 것이었습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과의 협업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는 아직 오픈 전이었던) 커피하우스 6층 바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23 WBC 파이널 진행 중인 엄보람 바리스타 ⒸCoffee Intelligence
곧 이어진 화상 미팅에서 만난 엄보람 바리스타께서 제안해주신 것은 본인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파이널에서 진행했던 커피 코스를 Bb에서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대회 심사위원들만 맛보게 되는 챔피언십 수준의 커피를 일반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척 의미있는 일로 생각되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부터 어떤 경험일지 궁금했습니다. 2022년 앤서니가 합정점에서 맛보여준 엘 디비소 농장의 시드라 에스프레소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파이널 심사위원들이 평가했을 앤서니의 커피 네 잔을 모두 맛보진 못 했거든요. 여러모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적극적으로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 일본에 계셨던 엄보람님과 화상으로 여러 차례 미팅하면서 이벤트의 얼개를 잡았고, 리허설 때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짜보기로 했습니다. (WBC 루틴이었으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람님 머릿속에 이미 선명한 그림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벤트 4일 전인 2024년 4월 23일, 드디어 엄보람 바리스타님을 만나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보람님과 첫 인사를 나누고, 곧이어 커피를 하나씩 내리고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벤트 당일보다 이날의 장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본 사람들과 낯선 장소에서 커피를 세팅하는 것이 조금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던 모습에서 엄보람 바리스타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에스프레소 세팅 시간 Ⓒ정아름Joy
이날 제가 인상적으로 봤던 게 또 하나 있는데, 보통 수준 높은 바리스타들이 그렇듯이 엄보람 바리스타님도 커피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잘 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커피 레시피를 잡을 때 초보자와 숙련자의 차이는 어떤 지점을 잡느냐도 있지만, 그 지점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횟수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숙련자일수록 머릿속으로 선명한 그림을 미리 그릴 수 있고, 그것은 높은 효율로 나타나죠.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수준의 바리스타에게 특별한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저에게는 꽤 인상깊게 다가왔던 지점이었습니다.
밀크 코스 레시피 세팅 Ⓒ정아름Joy
몇 차례의 테스트 끝에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음료로 구성된 커피 코스를 진행하기로 결정합니다.
1.
에스프레소 코스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제공합니다. 엄보람 바리스타가 WBC 파이널 우승할 때 사용한 파나마 잰슨 게이샤 내추럴과 브라질 파젠다 엄의 핑크 버번을 각각 사용합니다. 파나마와 브라질이라는 사뭇 다른 커피 산지에서 ‘다크룸’이라는 동일한 건조 기법을 적용한 두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맛보는 코스입니다.
2.
밀크 코스
클래식한 브라질 커피를 밀크 베버리지로 즐기는 코스입니다. 파젠다 엄의 문도 노보 내추럴을 사용하고, 단맛이 좋은 락토프리 우유를 냉동 증류(freeze distillation)하여 음료로 제조합니다. 브라질하면 떠오르는 고소한 견과와 초콜릿 향미를 농밀하게 즐기는 코스입니다.
3.
필터 코스
이스피리투 산투(Espirito Santo)에 있는 파젠다 엄의 두 번째 농장의 카투카이 펄프드 내추럴을 아이스 필터로 제공하는 코스입니다. 브라질 커피에 보기 드문 즐거운 산미와 클린컵을 즐기고 나면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자연스럽게 마지막 코스를 위한 준비가 완료됩니다.
4.
시그니처 코스
에스프레소 코스에서 사용한 파나마 잰슨 게이샤 내추럴로 만든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제공합니다. 그 자체로도 훌륭한 커피 칵테일이지만, 에스프레소로 마실 때와 어떻게 다른 커피 경험이 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테이스팅 중. Ⓒ정아름Joy
드디어 찾아온 2024년 4월 27일, WBC 커피 코스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엄보람 바리스타와 Bb 하우스팀의 바리스타 모네, 무무, 지니가 팀을 이루어 4가지 커피 코스를 제공하는 날이었죠. 전날 밤 늦게까지 워크플로우를 점검하던 하우스팀의 얼굴이 머리에 스치면서 왠지 오늘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해 질 녘 진행되었던 마지막 세션 Ⓒ정아름Joy
준비한 세션은 총 3개로 각각 오후 2시와 4시, 6시에 진행했습니다. 하루에 세션을 3개 진행한 것도 쉽지 않았는데, 최대한 많은 분들을 모시고자 하다보니 두 번째 세션에 스무 분이 오신 것을 본 순간 아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4가지 코스이긴 하지만 에스프레소 코스가 두 잔인 것을 고려하면 고객 한 분당 5잔의 커피를 마시는 코스였는데요. 그래서 두 번째 세션에는 1시간 동안 100잔을 제공해야 했던 것입니다. 똑같은 100잔도 아니고 다섯 가지 서로 다른 커피를요. 단순 계산으로도 36초마다 1잔이 나가야 하는데, 프로그램의 특성 상 모든 게스트 분들이 엄보람 바리스타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시에 테이스팅을 해야했습니다. 큰일났다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 팀이 그 100잔을 아무 무리 없이 소화하는 거예요. 현장에 계신 게스트 분들은 아마 눈치채지 못 하셨겠지만, 저는 그때 팀이 얼마나 준비가 잘 되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바리스타들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커피 바를 보신 적 있으세요? 그들의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서로 합이 잘 맞는 움직임이 주는 감동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엄보람 바리스타를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어준 잰슨 게이샤 만큼이나 저를 감탄하게 했던 지점이었습니다.
지니와 무무, 그리고 뒤에 선 데릭. Ⓒ정아름Joy
나란히 서서 필터 코스를 준비하는 모네와 보람님. Ⓒ정아름Joy
이날의 주인공이었던 엄보람 바리스타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죠. 재작년에 앤서니와 일하고, 이번에 또 보람님과 일하면서 제가 느낀 바가 있습니다. 앤서니도 보람님도 산지와 로스터리 그리고 카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기본적으로 빠삭했습니다. 커피 업계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커피 생산자, 로스터, 바리스타 중 누구를 만나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든 본인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분들이었어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려면 이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제가 조금 더 놀랐던 것은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아주 숙련된 모습이었거든요. 잘 아는 것과 잘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일이고, 그 둘을 모두 잘할 수 있어야 ‘관객이 있는 무대’에서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거겠죠.
또 하나, 이벤트가 끝나고 팀이 모여 리뷰를 하는데 많은 팀원들이 엄보람 바리스타와 함께 일한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으로서의 프로페셔널함 뿐만 아니라, 과정 중에 엄보람 바리스타님이 팀에 보여준 배려와 존중이 와 닿았던 게 아닐까 싶었어요. WBC 파이널의 심사위원들에게 본인이 선보인 커피가 ‘팀워크’의 결과임을 강조하던 엄보람 바리스타의 메시지와도 일관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성격일 수도 있겠지만, 태도에 가까운 느낌이랄까요.
모든 세션이 끝난 후. Ⓒ정아름Joy
이벤트가 끝난 후 잠깐 짬이 나서 엄보람 바리스타님에게 물었습니다. “본인의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세요?”. 보람님은 이렇게 답변하시더군요.
“저는 스스로를 한 명의 ‘커피 프로페셔널’로 생각합니다. 바리스타가 아니라 커피 프로페셔널이라고 말한 이유는 바리스타가 단순히 머신 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예요. 제가 전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현지의 커피인들을 만나는 이유도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프로의 커피’를 맛볼 수 있어서, 보람님의 커피를 한국의 커피 애호가 분들께 전달하는 일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엄보람 바리스타의 말씀처럼 커피는 팀워크의 결과물입니다. 커피가 산지에서 로스터리를 거쳐 카페에 도착하고, 그 커피가 추출되어 우리의 입에 들어오기까지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되어야 맛있는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지요. 생산국과 소비국의 거리가 멀어 자주 잊게 되지만,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일을 함께했기에 농장과, 로스터리, 카페에서 일하는 우리는 사실 동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다른 커피 업계 분들을 언급할 때 ‘동료’라고 부르게 되더라고요. 더 나아가서 스페셜티 커피 업계가 얼마나 작은지 생각해보면 저는 고객분들도 동료처럼 느껴집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들이 같이 이 업을 키워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엄보람 바리스타의 메시지를 빌어, 다양한 곳에 계신 업계 동료분들께 ‘그동안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도 힘내자’는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커피를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분들, 화이팅입니다!
김민수 Derek, 수석연구원
한 잔의 커피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신기하고,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좋아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대화 속에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오늘 레터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무엇이든 남겨 주세요! :) 한마디 남기기
아침 출근 전에 내려서 빵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회사에 출근해서 가지고 간 커피를 마시며 오늘 내린 커피에 대해 생각을 합니다. BB Letter를 읽으며 커피에 대해 한 걸음씩 더 들어갑니다. (뭐든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레터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 잔 한 잔에 일희일비하며 골몰하던 때가 있었거든요. 하물며 그냥 홈 브루어인데도요! 그러다보니 휴식을 위한 브루잉이 마치 매일 대회 같고 평가 받는 것 같더랍니다. 특히나 안 그래도 평가와 줄 세우기가 만연한 시대에 취미나 휴식에서 마저 스스로를 평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걸 깨닫고 난 후로는 저도 관대해지려고 하고 있어요. 살짝이라도 관대해지니 훨씬 만끽할 수 있더라구요. 커피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던 레터였습니다. (지바고)
데릭님의 커피 생활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치 연기와 영화를 전공한 제 친구들이 영화를 볼 때 저처럼 즐기지만은 못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맛있게 마셨던 커피를 떠올려보면 운이 좋아 한 번에 맛있게 내린 걸 제외하면, 대부분 여유가 있을 때 마신 커피였어요. 쉬는 날 아침, 혹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좋은 날씨를 느끼면서, 커피 친구들이 추천해준 원두를 갈면서 기대감이 드는 과정들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때 커피도 맛있게 느껴지더라구요. (보니)
매일 아침 브루잉으로 내려마시는 제 커피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 물어보게 되네요. "오늘은 밋밋하네", "오늘은 좀 떫군", "오~ 오늘 진짜 맛있는데?" 딱 여기까지인 듯하네요. 분쇄도 고민, 물 온도, 로스팅 정도는 사실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집에 20종이 넘는 드리퍼를 쌓아 놓고 홈카페라고 차려 놨지만, 정작 내 커피에 대한 고찰은 늘 부족한 듯 합니다. (갓꾹)
글을 읽다 '어, 이거 내 일과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원두를 갈아 브루잉으로 커피를 내리고, 뜨거운 차 한 잔도 내립니다. 커피와 차를 마시며 출근하는 동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눕니다. 집에서는 밤에 커피를 마셔도 지장이 없는 집사람한테 한 잔 내려주고, 서로의 일과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브루잉을 시작한 후 하루의 시작과 끝에 커피가 자리 잡았습니다. '회귀물처럼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변화를 주고 싶다'라는 생각에 시작했는데요. 커피와 함께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대화'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시간이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커피를 한 잔 내리고 나누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커피를 누군에게 건네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묘한 두근거림이 생깁니다. 같은 커피라도 그것을 나누는 순간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근래 알게 되었습니다. 커피 공부를 시작할 땐 맛있는 한 잔에 대한 욕망이 깊었지만, 커피는 삶의 순간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자 사람들의 눈을 볼 수 있게 되더군요. 결국 마지막 맛은 커피를 마실 때 나와 함께 하는 사람 그리고 그 너머의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군)
저도 데릭님처럼 브루잉 후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분쇄도가 너무 가늘었나?', '물온도가 낮았나?', '디개싱을 더 했어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딸 아이가 저에게 일침을 놓을 때가 있어요. "어머니! 그냥 즐겨~ 분석하지 말고." 맞아요. 저는 늘 커피를 분석하려고만 한 것 같아요.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을. 기회는 다음에도 있으니까요. (앤셜리)
저의 브루잉은 분석적이고 탐구적이기보다는, 기분과 향을 추억하는 일에 가까운 것 같아요. 카페에서 좋은 커피와 좋은 시간을 보냈을 때 그 카페에서 파는 원두를 조금 사오곤 하거든요. 전문가가 아닌지라 훌륭한 맛을 내지는 못 하지만, '이런 맛의 커피와 함께 하루를 보냈었지' 하며 추억을 꺼내게 되어요. 그런 점에서 저의 브루잉은, 좋았던 하루로의 타임머신이 될 수도 있겠네요. (난초)
'취미는 취미일 때가 재밌다, 그게 일이 되는 순간 재미가 없고 하기 싫어진다’고 종종 말합니다. 흔히 취미로 하는 일을 전공으로 하고, 그걸로 적게나마 돈을 벌게 되면서 더 확고해진 생각이기도 하고요. 취미가 일이 되면서 즐기지 못하면서 일이 의미 없는 반복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타인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커피도 업으로 삼게 되면 비슷한 지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취미와 업이란 '느끼는 사람'이 나인가 타인인가에 대한 차이일까요? 제 생각이 남에게 전달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조금씩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커피도 비슷했어요. 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하지 않을까 말을 조심하게 되고, 노트가 느껴진다고 거짓으로 공감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어떤 바리스타분의 ‘커피에는 답이 없어요’라는 말이 저에게 '너그러움'을 가져다준 것 같아요. 맞고 틀림이 아닌 많은 방법 중 하나가 되는 순간, 조금 더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 건 당연한 거니까요. (도아)
 모든 저작권은 해당 콘텐츠 제공자 또는 해당 콘텐츠 제공자와 에이블커피그룹이 공동으로 보유합니다. 콘텐츠의 편집 및 전송권은 에이블커피그룹이 갖고 있습니다.